본문 바로가기

사진 이야기

나를 고민하게 만든 한장의 꽃사진



어제 회사 사람들이랑 점심먹고 돌아오는 길에, 몇몇 분이 꽃이 아직도 피어있다, 꽃이랑 열매랑 같이 피어있는게 신기하다며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나에게 저 꽃 사진 좀 찍어보라고 했다.

그 때 들고 있던 카메라가 니콘 D50에 SB800 플래시였다.

사진을 찍고, 사무실와서 보정하고, 그 꽃에 관심을 보였던 몇몇 사람들에게 이 사진을 보내줬다.

나는 그닥 잘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었는데, 그 중 한분이 왜 자기는 이렇게 찍어주지 않느냐며 몇몇 칭찬의 말을 했다.

음..

그러게.

...


꽃사진 찍을 때는 그냥 내 맘에 들게 찍을 수 있을 때까지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찍고 뷰파인더에 눈을 고정하고 한참을 찍는데, 사람을 찍을 때는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빨리 찍고 보내주려는 마음이 앞서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나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 영화배우 진재영이 결혼한다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라왔다.
아래 그림은 네이버 이미지 검색으로 검색한 사진이고, 듀오웨드에서 찍은 사진을 아마도 스포츠칸에서 올린 게 네이버에 검색된 것 같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듀오웨드, 스포츠칸)



잠깐 여담을 하자면 진재영이라는 배우는, 전에는 그닥 좋아하지 않다가 KBS의 골드미스다이어리를 보면서 많이 좋아하게 된(와이프도 나랑 똑같다고) 그런 배우이다.

암튼. 그렇잖아도 꽃사진때문에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사진을 보고 또 띵~ 생각들이 떠올랐다.

저 사진 해외나가서 찍은 게 아니다. 벽면은 해외 사진을 찍은 스크린이고 스튜디오 안에 진재영이 앉은 저런 소품을 놓아 배경과 어울리게 찍은 거다. 결과는 굉장히 훌륭하다. 역시 전문가의 솜씨다.

이 사진을 찍은 작가는 모든 걸 계산하고 의도한 바대로 사진을 찍었다.
이 작가에게 사진을 의뢰한 사람들은 사진에 관련된 모든 걸 작가에게 맡긴다.
하라는대로 하고 웃으라면 웃고 앉으라면 앉고.

아래 사진도 진재영 사진인데 더 충격이다. 이건 아마 스포츠 조선에서 올린 사진인듯하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스포츠 조선)



마찬가지로 배경은 다 사진을 크게 인화한 벽지다.

작가가 시키는대로 했더니 이렇게 작품이 나왔다.

아 당연한건데 작가는 그 사진의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진에 찍힌 사람들을 최대한 이쁘게 찍어줘야하는 책임이 사진찍는 사람에게 있는거다.

사진찍어달라는 사람이 서있는 자리에서 빨리 찍고 보내주는 게 아니라,
더 이쁜 배경에서 더 이쁜, 의미있는 포즈로 찍어주는 게 사진찍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