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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소니 a55와 함께 하는 완벽한 여행사진

#1. 프롤로그


봄이 되니 거짓말처럼 다시 날이 따뜻해지고 여행가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가서 남는 건 정말 사진 밖에 없는데, 일년에 한두번 가는 여행, 좋은 사진을 남기고 와야겠죠.

그래서 오늘은 여행사진을 잘 찍는 방법에 대해 같이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2. 준비물


여행가서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카메라(필수)

전에 아는 분이 신혼여행을 갈건데 어떤 카메라가 좋을지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제 대답은,

어떤 카메라든 상관없으니 하나를 최대한 빨리 사서 미리 많이 찍어보고 메뉴얼을 숙지해서 익숙하게 만들어라. 그 카메라가 제일 좋은 카메라다.

였습니다. 다들 공감하시나요?  

이번 여행에는 소니 a55를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이거이거 물건입니다. 여행갈 때 이놈을 가져가는 게 환상적인 여행사진을 남기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기로 하지요 ^^.

 

참, 그리고 카메라는 여행가기 전에 꼭 점검을 해야 합니다. 특히 기계 자체에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보다는 렌즈나 내부, 미러 등에 먼지가 앉아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쪽을 꼭 점검해 줍니다. 내부나 미러 등에 먼지가 묻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조리개를 11이상 바짝 조입니다.
  2.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습니다.

 

하늘 찍은 사진을 잘 보시면 빨간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에 먼지 자국이 보입니다.

먼지 자국이 선명하지 않은 건 제가 예~전에 테스트할 때 조리개를 바짝 조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바짝 조이세요.)

이렇게 먼지가 내부에 있으면 아무래도 사진 여기저기에 멍자국을 남기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하고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블로어로 내부를 쎄게 불어내고, 그래도 안되면,

클리닝 모드로 들어가서 내부를 보다 더 많이 열고 청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저는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먼지가 잘 떨어지지 않으면 그냥 서비스센터로 가서 먼지 떨이 서비스를 받습니다. 소니 서비스센터에 가면 굉장히 친절하고, 이 정도는 그냥 10-20분만에 다 처리해 줄 뿐더러,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저는 서비스센터를 자주 이용합니다.

 

 

 

렌즈(필수)

렌즈도 챙겨야죠. 저는 렌즈를 6개 가지고 있습니다.

 

저 장비병 아닙니다. 다만 소니 카메라가 2대 있다 보니 약간 중복되는 성격의 렌즈도 있어서 이렇게 된 것 뿐입니다.

여행갈 때는 물론 6개 렌즈를 다 가지고 나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꼭 필요한 것만 2개 챙기라고 하면 제 선택은 항상 소니 신번들(SAL16105)과 시그마 오식이(50mm F1.4 EX DC) 입니다.

일부러 맞춘 건 아니지만 표준줌렌즈 하나와 단렌즈(단촛점렌즈) 하나 들고가니 어느 정도 구색도 맞네요.

 

신번들의 화각은 16mm - 105mm입니다. 제가 이 16mm의 느낌을 정말 좋아해서 여행가면 위와 같은 느낌의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여왕님이 자기 얼굴 나오는 건 싫다네요. 16mm의 느낌만 봐주세요.)

어때요 이런 사진 한장만 건져도 여행 다녀온 보람이 있지 않을까요.

소니 신번들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렌즈인데, 정말 가격도 (비교적) 착하고 화질도 고가의 렌즈 못지 않은 믿을 만한 화질을 보장해 줘서 여행갈 때는 꼭 챙겨 가는 렌즈에요. 만약 렌즈 하나만 가져가라면 저는 소니 신번들을 가져갈 겁니다.(물론 사진찍는, 여행가는 목적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죠.)

시그마의 오식이도, 금띠 두른 시그마의 단렌즈답게 최고의 화질을 자랑합니다. (캐논은 빨간띠를 둘러주죠. L렌즈들)

[팁]
 
시그마는 자사 최고 등급의 렌즈에는 금띠를 둘러주고 모델명에 EX라는 이름을 붙여 줍니다.
(사실 EX라는 이름은 최신 기술 집약형 렌즈라는 뜻이 더 강합니다)

선예도도 그렇고, 낮은 조리개값으로 인한 아웃포커싱등 오식이는 삼식이와 더불어 최고의 단렌즈가 아닌가 합니다. 품질에 비해 비교적 중저가에 형성된 렌즈 가격도 마음에 들구요.

여기에 만약 음식 위주의 여행이라면 소니 30마(30mm F2.8 macro) 를 추가합니다.

소니 30마 렌즈입니다.

 

음식사진을 찍을 때는 접사로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니 30마가 이렇게 제대로 사진을 찍어주거든요. 그리고 정말 작고 가벼워서 이거 하나 더 챙긴다고 특별히 무게감이나 부피감이 더 느껴지는 것도 아닙니다.

[팁]
 
소니 매크로렌즈인 30마는 작고 가벼워서 와이프 가방에 몰래 넣어도 와이프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참 시그마에서 나온 렌즈들 중 예전에 나온 렌즈들이 소니 a55와 잘 맞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시그마에서 무료로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시간도 10-20분이면 됩니다. 제가 이전에 쓴 관련 글을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소니 a55와 시그마 렌즈 삼식이 오식이의 문제

 

그리고 삼식이, 칼번들(sony SAL1680z)등의 화질에 대해 비교하고 싶으시면 제가 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세요.

    칼번들 쌈번들 삼식이 화질 비교 2탄 - 맑은 날 낮 12시에 태양 아래에서

 

 

 

플래시(필수)

음.. 플래시에 (필수) 라고 적은 게 좀 의외인가요? ㅋㅋ 하지만 필수 맞습니다. (갑자기 제 친구 필수 생각이 나는군요. 비도 오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해하는 게 있는데, 플래시는 밤에만 쓰는 것인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밤에는 플래시를 전혀 안쓰고, 실내에서나 역광인 상황에서만 플래시를 씁니다.

가끔 와이프가 “낮에만 나갔다 올건데 왜 플래시를 가지고 나가?”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플래시는 햇빛 쨍쨍나는 대낮에 (역광일 때, 피부톤 살릴 때) 쓰라고 있는거야.” 라고 대답해 줍니다.

밤에는 플래시를 써서 뭘 찍는 게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지요. 아주 어색한 조명이 되기 쉽기 때문에 저는 밤에는 플래시로 뭘 어쩌지 않습니다.

플래시가 정말 필요한 때는 역광인 상황에서입니다.

 

위 사진은 제주도가서 플래시없이 찍은 사진인데, LCD로 보는 것보다는 잘 나왔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이렇게 찍고 왔는데, 집에 와서 와이프한테 엄청 구박받았습니다. 얼굴이 전혀 나오질 않았네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역광인 상황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여행가서 역광인 상황에서 사진 찍는 법, 역광을 피하는 법에 대해서도 밑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플래시는 소니 HVL-F58AM입니다. 거의 오식이 렌즈 하나 가격과 맞먹는 녀석인데, 사진은 결국 빛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소니 휴대용 플래시군중 제일 좋은(.. 이라고 쓰고 비싼.. 이라고 읽는다) 놈으로 과감히 샀습니다. 플래시는 제일 좋은 걸 사야 할 듯 합니다. 광량이 모자라서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사진을 찍어놓고 감성사진이라고 하기엔.. 감성사진도 한두번이죠.

 

 

삼각대(필수 or 옵션)

삼각대는 사실 필수 맞습니다. 그런데도 뒤에 “or 옵션” 이라고 붙인 이유는 

     - 이 여행이 사진을 위한 여행인지,

     - 여행을 위해 사진을 남기는 건지

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자의 경우처럼 사진을 위한 여행을 떠난 거라면 당연히 삼각대를 가져가야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처럼 여행을 위해 사진을 찍는 거라면 삼각대는 상당히 거추장스러운 옵션일 수 있습니다. 일단 무겁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차가 있어서 그냥 차에 싣고 다니는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많이 걸어야 하는 경우라면 들고 다니기 좀 애매합니다.

삼각대는 아니지만 수전증이 있어서 뭔가 지지할 만한게 필요하다면 모노포드나 스테디포드 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일 수 있습니다.

 

 

소니 무선 릴리즈 RMT-DSLR1(옵션)

만약 삼각대를 가져간다면 소니 무선 릴리즈 RMT-DSLR1도 꼭 챙겨가야 합니다.

 

유선 릴리즈도 있지만 무선 릴리즈, 무선 리모콘이 훨씬 유용합니다.

무선 릴리즈를 이용하면 내가 포함된 단체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구도랑 거리를 다 맞춘 다음, 무선 릴리즈를 이용해 셔터를 누르면 됩니다.

예전 무선 릴리즈 + 바디는 바로 셔터가 눌려지는 기능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보면 다들 예쁘게 웃고 있는데, 저만 무선 릴리즈를 잡고 있는 손을 쭉 뻗고 리모콘을 누르고 있는 그대로 사진이 찍혔었죠.

그런데, RMT-DSLR1 + a55라면 2초후 릴리즈 기능을 이용해 그런 문제를 말끔히 없앨 수 있습니다.

무선 릴리즈의 버튼을 누르고 2초 후에 셔터가 눌려지니까 그 사이 리모콘을 손 안이나 주머니 안에 쏙 감출 수 있어 예전과 같이 웃긴 사진은 더 이상 나올 수가 없습니다.

유효거리가 약 5m 정도인게 약간 아쉬운데, 그래도 저희 10명 정도 단체 사진 찍을 때는 4-5m 정도 거리에서 찍었고, 충분히 다 나오게 찍을 수 있더라구요. 가져가면 대박인 옵션입니다.

 

 

가방(필수)과 레인커버(옵션)

가방은 다들 가져가셔야죠. 저는 여행용 카메라 가방은 백팩을 추천합니다.

한쪽 어깨로만 매는 건 너무 어깨도 아프고, 나중엔 허리까지 아프고, 조금밖에 못 담는데, 백팩은 비교적 커서 렌즈3개, 세로그립 장착된 바디, 플래시를 넣을 수 있고, 거기에 윗부분에는 간단한 음식물, 물, 옷가지, 디퓨저, 리모콘등을 수납할 수 있어 훨씬 이득입니다.

그리고 비가 오면 소중한 장비가 젖을 수 있으니 가방용 레인커버(가방을 다 감싸주는 비닐 커버)도 준비해야겠습니다.

 

<평상시 모습> <가방에 레인커버를 씌운 모습>

제 백팩은 기본 방수 소재인데다 레인커버도 포함되어 있어 비가 와도 걱정없습니다. 그리고 튼튼하기도 하구요.

 

제 백팩의 경우 가방이 커서 위 사진과 같이 가방을 한쪽 어깨만 내린 다음, 가방 위에서 바로, 이동중에라도 이렇게 렌즈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방 안에는 꼭 명함을 넣어두어 혹시라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카메라야 잃어버리면 또 사도 되지만 그 안에 추억들은 돈주고도 못사고 영영 잃어버리고 말지요. 찾아주고 싶어도 찾아줄 길이 없어 발 동동 구르고 있을 그 주우신 분을 위해 가방 안에는 꼭 명함 하나 넣어두는 에티켓을 보여줍시다.

 

 

 

여분의 배터리(필수)

소니 a55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입니다. 최소 2개는 가져가야 합니다. 그리고 충전기와 코드도 챙겨야 합니다.

 

 

여차하면 식당에 가서 밥먹는 중이라도 주인에게 부탁해서 충전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카메라를 소니 a55와 소니 a550 두대 가지고 있는데 (저 소니빠 아닙니다. 다만 사진찍기 좋은 카메라를 좇다보니 이렇게 된 거 뿐입니다. 전에 방송국에서 일하다 보니 카메라는 역시 소니라는 인식이 생겨서 그렇기도 합니다. 소니께 좀 비싸서 그렇지 이미징 쪽은 세계 최고입니다.) 소니 a550은 세로그립에 배터리 2개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하나를 쓰다가 다 되면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동작하는 형식이지요. a55용 세로그립은 없습니다. 아쉽게도. 소니가 그렇게 결정했다고 하더군요. 마이 아쉽지요.

저는 정품 배터리 2개를 항상 가지고 다니고, 혹시나 싶어 비정품 배터리도 하나 샀습니다.

사실 비정품 배터리는 쓰면 안되는데, 혹시나 정말 정품 배터리 2개를 다 썼는데, 진짜 평생에 다시 없을 그런 장면을 포착했을 때 그 때 딱 한번 꺼내 쓰려고 하나 싸게 사서 충전해서 가지고 다닙니다. 음.. 그런데 여태 한번도 써본 적은 없네요. 생각난 김에 다시 꺼내서 충전해 놔야겠습니다.

제일 좋은 건 정품 배터리를 한 3개 정도 가지고 다니면서 돌려쓰는 게 아닐까 싶네요.

a55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데 도움이 되는 팁은 메뉴에서 “GPS 모드를 꺼라”는 것입니다.

GPS를 제대로 활용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당장 크게 의미가 없다면 GPS를 꺼 두는 것만으로도 배터리를 훨씬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충분한 메모리(필수)

가장 좋은 건 RAW + JPEG로 찍는 거지만, 저는 항상 RAW로만 찍습니다. JPEG는 결국 자리만 차지하고 혼동만 주고, 결국엔 한번 열어보지도 않고 지우고 말더라구요.

SD 카드는 용량이 클수록 좋은데, 저는 16g 카드를 2장 가지고 다닙니다. 16g SD 카드 한장으로는 약 1080장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가면 하루에 500장 정도를 찍게 됩니다. 결국 16g 한장으로 잘해야 2일 정도 버틸 수 있는 거지요. 3박 4일 여행이라면 16g 메모리 카드 2장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혹시 PC방을 만나거나 숙소에서 PC를 쓸 수 있다면 만약을 위해서라도 백업을 받아두는 게 좋습니다.

소니 a550의 경우엔 동시에 2장의 메모리 카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SD 카드 1장과 메모리스틱 1장을 각각 다른 슬롯에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니 a550에 세로그립을 장착하면 메모리 카드 2장, 배터리 2개를 동시에 장착하고 다니게 되어 3-4일 정도는 아무 걱정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소니 a55는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의 슬롯에 2종류의 카드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시에 2개의 카드를 넣을 수는 없고 하나의 슬롯에 메모리스틱, SD카드, 이렇게 2종류의 카드를 넣을 수 있는 거지요. 제 와이프한테 구멍은 하나인데 자기 필요에 맞게 메모리카드를 골라서 쓸 수 있다고 했더니 처음엔 믿지 않더라구요. ㅋ 그래도 사실입니다. 메모리스틱이건, SD카드건 두 종류 모두 지원하니 집에 있는 것 죄다 가져가면 되겠습니다.

 

 

 

필터(옵션)

기본적으로 모든 렌즈 앞에는 최소 MCUV(O) 타입, 혹은 그보다 나은 사양의 보호용 필터를 장착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CPL 필터를 사용합니다. CPL 필터는 원형 편광필터라는 건데, 하늘을 더 파랗게 한다거나, 물이나 유리에 비치는 난반사를 없앨 때 사용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따로 돌아갑니다.

 

<CPL 필터 적용 전> <CPL 필터 적용 후>

CPL 필터를 적용하면 위 그림처럼 하늘 색에 확연한 차이를 보여줍니다.(일부러 파랗게 보이도록 후보정한 거 아닙니다)

그리고 CPL 필터를 적용하면 유리에 반사되는 것도 없앨 수 있습니다. 특히 동물원이나 전시회장 같은 데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CPL 필터 적용 전 : 지나가는 사람들이 유리에 반사되어 지저분하게 보인다>

 

<CPL 필터 적용 후 : 난반사가 제거되어 훨씬 깨끗하게 유리벽 너머의 동물을 담아올 수 있다>

CPL 필터를 사용할 때는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MCUV 필터는 빼내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들 귀찮아서 MCUV가 장착된 채로 그 앞에 CPL 필터를 붙여버리죠. 이러면 광각 범위에서 아래 사진처럼 사진의 네 모서리 끝이 검게 그림자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네 귀퉁이가 까맣게 그림자 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MCUV + CPL 필터, 이렇게 2개나 장착했더니 저렇게 그림자가 생겨 버렸네요.

CPL 필터는 사용하려면 약간 공부가 필요하니 미리 충분히 숙지한 다음 실전에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장착해서 쓰면 원치 않았던 어두운 사진들을 얻게 되고 정작 CPL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진을 보게 될 겁니다.

 

자, 이렇게 여행 사진을 찍을 때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겨봤습니다.

이제 좋은 여행사진은 어떤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3. 좋은 여행 사진

여행 사진을 찍을 때 제일 중요한 점은 나는 지금 여행을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점입니다. 굳이 이 멀리까지 오지 않아도 동네에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는 사진이라면 굳이 찍지 않아도 됩니다. 여행을 왔기 때문에, 이곳에 왔기 때문에 뭔가 다른, 특이한 그런 것들을 찾아 나서야 하겠습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사진을 찍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야기가 있는 사진 찍기. 사진만 보고도 어디에 왔는지, 왜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진을 찍어야한다.

  • 여행지의 특색이 있는 사진 찍기

  • 여행지의 풍경에 얼굴을 넣으려고 풍경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얼굴은 집에서도 찍을 수 있지만, 그 풍경은 딱 거기에만 있다.

  • 여행지에 대해 미리 공부해 가기.

  • RAW + JPEG 혹은 RAW로 찍기

  • 많이 찍기

  • 원경, 중경, 근경의 사진을 모두 담아오기

  • 후보정을 미리 공부해가기.  나만의 후보정을 할 줄 알게 되면 사진찍을 때 이미 어떤 식으로 보정해야겠다는 계획을 잡고 찍을 수 있어 훨씬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 소장 카메라에 대해 최대한 숙지해 가기.

 

 

이야기가 있는 사진 찍기

여행사진 뿐 아니라 모든 사진의 핵심이자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찍기.

사진 한장에 여기가 어디인지, 왜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등이 나타나야 좋은 사진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진을 찍더라도, 그냥 예쁘기만 한 사진보다는 이렇게 이야기가 있는, 한장의 사진으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사진이 나중에 더 큰 감동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행지의 특색이 드러나는 사진 찍기

두말하면 잔소리.

애써 시간내고 돈내서 간 여행인만큼 그 여행지만의 특색이 있는 사진을 남겨와야 합니다.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내가 있는 곳을 바라보고 어떤 피사체가 가장 이 지역의 특색을 잘 나타내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전에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갔을 때 그곳 면세점에 갔다가 옆 배스킨라빈스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아이 사진이 참 이쁘게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추려내서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제주도 여행 사진을 보니 그 사진만 제주도의 특색이 없는 사진처럼 느껴졌어요. 배스킨라빈스는 전국 체인이라 다들 실내 인테리어가 비슷비슷해 순간 이게 무슨 제주도  여행 사진이야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는 이런 사진은 찍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그 사진은 지워버렸습니다. 일부러.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나름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정착하는 과정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이런 사진 한장 있으면 누가 봐도 “제주도 갔다 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의 특색이 드러나는 사진을 담아오자구요!

 

 

 여행지의 풍경에 얼굴을 넣으려고 풍경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어떤 사진들은 어디를 다녀온 건지, 어떤 특색이 있는 곳을 다녀온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풍경에 얼굴을 넣으려고 하다가 얼굴만 크게 나온 사진들이 그렇지요.

이런 사진은 그냥 집앞에서도 찍을 수 있는데.이런 사진이 한두장이라면 그냥 놔둬도 되지만, 이런 사진으로만 채워오는 사람도 있어요. 친구 신혼여행 사진을 보면서 “어디를 다녀온거냐?” 라고 물어봤던 경험이.. 음 호기심 많은 저만 이런 경험이 있는 걸까요?

이런 사진은 여행사진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얼굴사진은 어디서라도 찍을 수 있으니, 여행을 간 만큼, 그곳의 특징에, 풍경에 집중하세요. 렌즈 화각이나, 거리, 날씨, 환경 기타 등등의 이유로 풍경이랑 얼굴을 동시에 예쁘게 담기 어렵다면 얼굴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그냥 풍경만 담는 겁니다.

배경이 흐릿한 얼굴 사진은 집 근처에서 찍어도 충분해요.

 

 

 여행지에 대해 미리 공부해 가기

이것 역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당연하지만, 더 나은 사진을 남겨오려는 우리에게는 좀더 폭넓은 공부가 필요해요. 기본적인 유적지, 명소 등의 위치와 교통편, 맛집, 날씨에 대한 정보들 외에,

  • 일출, 일몰시간(해뜨는 시간, 해지는 시간)
  • 다른 사람이 이전에 동일 장소에 가서 찍은 사진들 검색
  • 내가 꼭 찍으려는 피사체가 있다면, 그 피사체가 역광이 되는 시간대

등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해 가야 합니다.

일출 일몰 시간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해뜨고 난 1-2시간, 해지기 앞뒤 1-2시간이 사진을 찍었을 때 가장 이쁘게 나오는 Magic Hour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닷가에 가거나 했을 때는 이 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다른 곳에 갈 때에도 항상 일출 일몰 시간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에서 일출 일몰 시간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가지 않아도 되기도 합니다.

내가 가려는 여행지에는 이미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다녀갔고, 그 중에는 사진을 정말 잘 찍는 사람들도 이미 무수히 많이 다녀갔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찍어놓은 사진을 미리 봐 두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그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한 초석이 되기도 하지요. (실제로는 그 비슷한 사진을 찍는 것만도 벅찰 수도 있습니다.)

가려는 그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이 찍어 온 사진을 찾아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렇게 네이버 / 이미지에서 원하는 지역명을 검색하거나,

 

구글 이미지에서 검색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flickr, twitpic 등이 있는데, twitpic은 한글로는 검색하기 어렵더라구요.

저는 주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합니다. 사진도 좀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많은 듯한 느낌이고, 고급검색을 하면 큰 이미지의 사진만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의 갯수도 많구요.

어디서 검색을 하건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미리 한번 보고 가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검색해서 사진들을 미리 보다 보면 어디를 찍을지 생각해 두게 됩니다.

“저건 꼭 찍어와야지”

이런 피사체가 생기게 되지요. 그런데, 어떤 피사체는 꼭 어느 한 방향에서만 찍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안에서 바다 쪽을 향해 사진을 찍을 때 그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시간을 잘못 정해서 가면 그 피사체에 딱 역광이 걸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 피사체에 역광이 걸리는 시간을 피해서 갈 수 있도록 미리 시간대에 따른 태양의 위치를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갔는데 역광이 걸렸다면 무리하게 역광인 상황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주변의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시간이 좀 지난 후 다시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 중요한 곳이라면 차라리 낮 11시 ~ 1시 사이에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때는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역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RAW + JPEG 혹은 RAW로 찍기

가장 좋은 건 RAW+JPEG로 찍는 것이지만 저는 항상 RAW로만 찍습니다. 결국 JPEG는 안쓰게 되더라구요. 속도도 더 느려지고, 연사 찍을 때 아무래도 더디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해서 저는 RAW로만 찍습니다.

문제는 제 와이프처럼 JPEG로만 찍는 경우입니다. RAW로 찍으면 다시 JPEG로 변환하고 하는 과정이 귀찮다고 하네요. 그럼 왜 DSLR로 찍는 거지, 그냥 디카로 쉽게 찍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JPEG로 찍는 것도 물론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카메라의 엔진이 최적의 상태로 JPEG로 만들어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DSLR로 사진 찍으면 RAW로 찍어야 후보정할 때 훨씬 유리하죠.

아래는 제가 야외에서 촬영하면서 맞춰논 화이트밸런스 그대로 (깜빡 잊고) 어두운 실내에서 음식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렇게 화이트밸런스를 잘못 맞춰도 라이트룸이나 그외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화이트밸런스를 다시 잡아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요. 색온도가 화이트밸런스입니다.

라이트룸3에서 이렇게 보정했습니다.

이렇게나 큰 차이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카메라에서 제공해주는 화이트밸런스는 그다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후보정 작업을 통해 화이트밸런스를 보정해 주거나, 혹은 나만의 독특한 사진을 만들기 위해 RAW 방식으로 찍을 필요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화이트밸런스를 올려서 석양의 느낌을 좀더 강하게 만든 사진입니다.

그리고 RAW로 찍은 사진은 빛에 대한 원시 데이터 그 자체를 저장한 것이기 때문에 후보정을 해도 잘 깨지거나 뭉개지지 않습니다. (과도하게 보정하면 역시 뭉개지긴 합니다.)

프로그래머인 저는 JPEG 포맷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JPEG 포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안다면, JPEG 사진을 가지고 보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가를 알게 될 겁니다. JPEG는 대표적인 “손실압축” 으로 화질을 손상시키는 댓가로 파일 크기를 줄여줍니다. 화질을 손상시킨다는 건 이미지를 약간 뭉갠다는 뜻입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말하면 눈으로 잘 구분되지 않는 고주파 영역에 대한 정보를 지워버리는 건데, MP3 압축과도 비슷한 방식입니다. 이렇게 이미 뭉개져 있는 걸 보정한다면 역시 뭉개져 있는 이미지만 얻게 될 겁니다.

아주 약간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렌즈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해 놓고 JPEG로만 촬영하는 걸 보면 도대체 이해가 안갑니다. 그 정도는 포토샵에서 sharpen 한방이면 해결될 수도 있는데.

저는

“어휴, 어떻게 JPEG를 보정해?”

라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서 꼭 RAW로만 촬영합니다.

이렇게 사진의 느낌을 잘 살리고, 원하는대로 보정하기 위해 꼭 RAW 혹은 RAW+JPEG로 촬영해야겠습니다.

 

 

 많이 찍기

 

 

이 사진들 보고 어떻게 이렇게 찍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거 제가 정확하게 의도하고 찍은 거 아닙니다. 그냥 소니 a550의 7연사 기능으로 놓고 갈매기가 가까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다다다 총쏘듯이 찍은 것들 중 몇 장 걸린 겁니다. a55는 10연사입니다. 좋은 사진이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겠죠?

많이 찍으면 그만큼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많이 찍어야 한다는 게 이렇게 연사로 놓고 찍는 것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끊임없이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피사체에 대해 찍어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많이 찍을 수록 더 잘 찍게 되는건 당연한 거지요. 좋은 사진을 건질 확률도 높아지구요.

셔터를 아끼지 않는 것 만으로도 좋은 사진을 남길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집니다.

 

 

 

 원경, 중경, 근경의 사진을 모두 담아오기

쉽게 말하면, 한 장소의 풍경에 대해 멀리서 본 모습, 가까이서 본 모습, 아주 가까이서 본 모습을 모두 찍어오는 겁니다.

만약 바닷가에 갔다면,

이런 원경(멀리 담은 사진),

 

이런 중경(중간 쯤 거리에서 담은 사진),

 

근경(가까이서 담은 사진)을 모두 담아와야 그 지역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구색도 맞구요.

여행을 다닐 때는 항상 속으로 외우면서 다니세요. “원경 중경 근경.. 원경 중경 근경..”

 

 

 

 높은 데서 찍기

높은 데서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넓은 지역을 한번에 담을 수 있게 되어 내가 여행간 곳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습니다.

 

 

조금 힘들 수 있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높은 곳으로 이동해서 광각렌즈를 이용해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어봅시다.

위 사진은 소니 신번들 16mm로 제주도 우도에서 찍었습니다.

 

 

 

 후보정을 미리 공부해가기

과도한 후보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적정한 후보정은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보정 전>

<보정 후>

위 보정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좀더 주제를 부각시키고 사진의 느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미리 보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양한 기법들을 미리 알고 있으면,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 사진은 이렇게 찍고, 나중에 이러이러하게 보정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정을 생각하면서 찍은 사진은 분명 그냥 아무 생각없이 찍은 사진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또 다른 예로, 저는 어두워서 셔터스피드 확보가 안 되는 곳에서는 그냥 노출을 1/3 스탑에서 1스탑 정도 줄여서 셔터스피드를 어느 정도 확보해서 사진을 찍고, 후보정할 때 그만큼 노출을 보정해 주는 방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RAW로 찍으면 이 정도 노출 보정은 화질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은 상태로 진행할 수 있어 좋습니다.

소니 a55에서는 노출 보정을 이렇게 합니다.

노출 보정 버튼을 누르고,

 

조정 버튼 ◀▶ 을 눌러 노출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방금 전에 설명드린 방법은 ◀ 버튼을 한두번 눌러 노출을 - 방향이 되도록 해서(1/3 스탑에서 2/3 스탑 정도) 어둡게 = 셔터 속도를 빠르게 찍은 다음 후보정할 때 노출을 보정해 주는 것입니다.

 

 

 

여행지의 야경사진도 찍어 오자

많은 경우, 야경사진은 남다른 감동을 줍니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야경은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이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그로 인해 특별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야경사진을 찍는 요령은,

  1. 삼각대를 세우고, 
  2. 조리개를 11 정도로 조인 다음,
  3. M 모드(Manual)로 놓고,
  4. 셔터 스피드를 1초부터 5초 단위로 조금씩 늘려가면서 찍어보는 겁니다. 1초, 5초, 10초, 15초, 20초.. 이렇게요. 이렇게 찍다보면 제대로된 셔터 스피드를 찾아내게 되는데, 보통 10초대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야경을 찍으면 예쁘게 나오는 포인트가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행하기 전에 내가 가려는 곳에 야경을 찍기 좋은 곳이 있는지 검색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그 곳에 가보면 많은 다른 사진사님들이 벌써부터 와서 삼각대를 펼쳐놓고 진을 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충 눈치보고 같이 따라하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디일까요. 한강입니다. 유람선타는 곳. 이 사진 완전 야경은 아니고, 해지고 1시간 이내에 찍은 사진입니다. 흔히 Magic Hour라고 부르는 그 시간에 찍은 것이지요.

셔터 스피드가 1/8초인데, 밑에 말씀드리겠지만 소니 a55에 내장된 Steady Shot(손떨림방지 기능 - 일명 손떨방) 기능을 이용해 삼각대없이 그냥 손으로 찍은 겁니다. 소니 a55에 내장된 Steady Shot 기능 대단합니다.

 

이 사진은 상동 호수공원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보면서 찍은 겁니다.

상동 호수공원의 야경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일부러 찾아가서 찍은 겁니다. 보통 검색어로 “촬영 포인트” 등의 검색어로 찾다보면 이것저것 많이 찾게 될겁니다.

낮에 찍은 사진들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야경사진도 여행 중에 꼭 남겨야 할 필수항목입니다.

 

 

 

 소장 카메라에 대해 최대한 숙지해 가기.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나한테 가장 익숙한 카메라가 나한테는 제일 좋은 카메라입니다.

그러니 여행가기 전에 혹시라도 메뉴얼을 숙지하지 않았다면 꼭 숙지해 가고, 많이 찍어보고 테스트해서 익숙해져야 합니다.

소니 a55는 메뉴얼도 충실하게 잘 되어 있고, 조작법도 단순할 뿐 아니라, 카메라 자체에 조작방법이 안내되고 있어 초보자도 정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4. 소니 a55로 여행 사진 찍기

이제 드디어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

여행용 카메라로는 소니 a55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반투명 미러를 채택해서 많이 작고 가벼워졌어요. 그래서 가방 안에 쏙 넣고 다니기 좋아요. 제 와이프도 여자들이 어깨에 메고 다녀도 부담없는 무게라며 아주 좋아해요. 작고 가벼워졌지만 아래 설명할 기능들로 꽉 차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여행의 필수품, 작은 거인이에요.

 

 파노마라 기능으로 여행지 풍경을 더 넓게 담아오기

풍경사진을 제일 폭넓게 담을 수 있는 방법은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겁니다. 파노라마 사진은 가로나 세로로 기~인 사진을 말하는데, 이런 파노라마 사진은 소니 a55의 “스위프 파노라마” 기능으로 정말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소니 a55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인데, a550으로 파노라마를 어렵게 찍던 저로서는 소니 a55가 정말 너무너무 쉽게 파노라마를 찍는 걸 보면 얄밉기까지 합니다. ^^;

파노라마 기능이 없는 소니 a550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진기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으려면, 조각조각 사진을 찍은 다음 포토샵에서 하나씩 하나씩 이어붙이기 신공을 펴야만 했습니다.(요즘은 auto merge 기능을 이용하지요.)

그런데 소니 a55는

이렇게 파노라마 모드가 따로 있어서 파노라마 모드로 놓고 찍으면 끝입니다.

게다가 소니 a55는 친절하게도 아래와 같은 설명까지 보여줍니다. 소니 a55가 시키는대로 셔터 버튼을 누른 채로 화살표 방향(오른쪽)으로 움직이면,

포토샵에서 처리할 것도 없이 저렇게 기~인 사진이 나와버립니다. 너무너무 편하죠?

그리고 참 신기한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게 되면 분명히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겹치거나 어색한 이미지가 만들어져야 할 것 같은데 소니 a55는 그런 처리도 완벽하게 해줘서 움직이는 사람이 있어도 아무 문제없이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 주는 신통방통한 내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동영상은 소니 a55에서 스위프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모습입니다.

 

 

 여행 중 사진찍은 위치 남기기 - 소니 a55의 GPS 기능 이용

여행 사진을 보면서 가장 궁금한 점 중에 하나는 아마도 이 사진이 정확히 어디에서 찍은 사진일까 하는 것일 겁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사진 자체에 이렇게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GPS 정보를 남겨주는 기능이 소니 a55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정말 여행을 위한 전용 사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소니 a55V를 사면 처음에 설정된 기본값이 “GPS 설정 - 켬”입니다.

이 상태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에 GPS 정보도 같이 기록되어 나중에 이 사진을 어디에서 찍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GPS 표시등이 위 그림처럼 바뀐 후부터(GPS 위성을 인식한 후에야) 사진에 GPS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세요.

이렇게 사진을 찍은 다음, 소니 a55를 살 때 같이 들어있던 PMB 를 이용하면 이렇게 사진찍은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지도를 봤을 때는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이제 사진을 찍으면 위치까지 기록되니 어디서 찍은 사진이더라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햐, 참 좋은 세상입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도 소니 a55로 찍은 사진들을 지도 기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니 a55에서 GPS를 켜고 찍은 사진은 아이패드에서 별다른 작업없이, 평상시 사진을 아이패드에 올릴 때 하던 것처럼 동기화하면,

이렇게 “장소”라는 탭이 생기고 사진을 찍은 위치마다 빨간핀이 나타나서 그 위치에서 찍은 사진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아이패드와 소니가 협력해서 한 것도 아닐텐데 이렇게 둘이 연동되는 걸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없는 깨끗한 사진 남기기

제가 한번 사용해 보고 뒤로 놀라 자빠질 기능이라고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다니는 기능입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플래시를 못 챙길 수도 있고, 조금 어두운 곳인데도 꼭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사실 많죠. 그럴 때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다중 프레임 노이즈 감쇄” 기능이 바로 그것인데, 이름처럼 한 곳의 사진을 여러 장(정확히는 7장) 연사로 찍어서 그 사진들을 이용해 사진을 보정해서 가장 노이즈 없는 사진 한장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입니다. 참 소니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어디까지인지..

위 사진은 “다중 프레임 노이즈 감쇄” 기능의 놀라운 효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원본의 크기를 줄이지 않고 의미있는 부분만 잘라낸 (흔히 원본 crop이라 부르는) 사진입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의 노이즈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소니 a55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어두운 곳에서도 아무 걱정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방법도 역시나 아주 간단한데,

 

1. 펑션키를 누른 다음,

2. 오른쪽 맨 위에 있는 ISO 설정 부분을 선택하고

3. ISO Auto를 선택해 주면 됩니다.

 

한번도 안해보셨다면 꼭 한번 해보세요. 저처럼 소니 a55의 깜짝 놀라 자빠질 기능이라고 선전하고 다니게 될 거에요. ^^;

“다중 프레임 노이즈 감쇄” 기능을 이용해서 삼각대 없이 손각대로 촛불을 촬영한 사진이고, (무조정 리사이즈)

이 촛불 하나의 빛만으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무보정 resize) 삼각대없이. 정말 너무너무 놀랍고 대단한 기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Steady Shot 기능으로 흔들림없는 사진 담아오기

사진이 흔들리면 후보정으로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소니 a55에는 바디 자체에 Steady Shot(손떨림방지 기능 - 일명 손떨방) 기능이 있습니다.

전에 사진 세미나에 갔었는데, 강사님이

“1/15초에서도 문제없이 찍을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더라구요.

저만 손들었습니다.

저는 정말 1/15초에서 아무 문제없이, 흔들림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거든요.

늘 바디 자체에 Steady Shot 기능이 있는 제품군 - a350, a550, a55 - 만 써와서 1/15초는 그냥 우습게 찍었었습니다.

 

보니까 저만 소니 제품을 쓰고 있던데 아마 그래서 저만 1/15초에서도 흔들림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강사님은 “전세계 어느 누구도 1/15초에서 흔들림없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그때 강사님은 셔터속도 확보의 중요성과 삼각대에 대해 얘기하시는 중이어서 어떤 뜻으로 말씀하시는 건지 잘 알고 있었지만, 저는 속으로 ’소니 a55 Steady Shot이면 가능하다고~’ 이렇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바디 자체에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건 정말 대단한 축복입니다.

제가 테스트해보니 마음만 굳게 먹으면 Steady Shot으로  1.0초까지는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는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Steady Shot 사용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 주변 소니 제품 쓰시는 분들 모두 그냥 막 찍으면 Steady Shot이 되는 줄 알고 계시더군요.

정확한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셔터스피드가 느려서 사진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면 윗부분에 손떨림 표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아래쪽에 손떨림 그래프가 4칸을 꽉 채우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더 이상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아래 쪽의 손떨림 그래프가 점점 밑으로 내려갑니다.

 

저렇게 손떨림 그래프가 1칸이나 2칸이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셔터를 누르면 Steady Shot이 완성됩니다.

피사체만 움직이지 않으면 Steady Shot을 내장한 소니 a55에서는 1/15초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구도의 사진 담아오기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의 구도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저는 구도에 관한 책만 2권을 봤습니다. 다른 책이고 세부적인 내용은 달랐지만 구도에 관한 어느 책이나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3등분법인데, 화면을 가로로 3등분, 가로로 3등분하는 선을 각각 가로 세로로 긋고 그 선을 따라 구도를 잡는 방법입니다.

 

기본 구도

이렇게 가상의 선을 긋고 구도를 잡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구도잡는 법 2가지를 소개해 드리면,

위 그림과 같이 사람이 가로 1/3 지점이나 2/3 지점에 있는 게 더 보기 좋고, 풍경도 살릴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수평선이나 지평선의 위치를 맞추는 것입니다.

수평선이나 지평선은 세로 1/3 지점이나 2/3 지점에 위치시킵니다.

그럼 훨씬 안정적인 사진이 나올 수 있습니다.

혹시 전문 사진작가 전시회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전에 전시전에서 사진들을 보다가 공통점을 발견하고 흠짓 놀란 적이 있는데, 그 전시회에 전시된 대부분 사진들의 등장인물 눈 높이가 같았습니다.

이런 식이었지요. 각각 다른 5개의 사진들을 가만히 빠른 속도로 둘러 보니, 사진 작가들은 대부분 눈높이를 사진의 윗부분 1/3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들 눈높이의 위치도 맞추고 하면서 구도를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니 a55에도 이런 가이드라인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소니 a550에는 이런 기능이 없어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소니 a55에는 가이드라인을 보여주는 기능이 추가되어 구도잡기도 굉장히 편해졌어요.

이 자체적으로 보여주는 가이드 라인을 보면서 사람을 2/3 정도 되는 지점에 위치시키기도 쉬워졌고, 수평선, 지평선의 위치를 잡기도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 자빠질 기능으로는 수평계 기능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항상 사진을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여 찍는 버릇이 있습니다.

고쳐지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소니 a55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저같은 사람을 위한 기능이 내장되어 있더라구요. 이름하여 수평계!

 

 

소니 a55에는 전자식 수평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수평이 맞으면 눈금이 초록색으로 변합니다. 이제 삐뚤한 사진의 갯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스위블 LCD를 이용해서 자유롭게 사진 찍기

스위블 LCD는 정말 소니 a55의 축복이에요. 스위블(swivel)이 무슨 뜻인가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이런 뜻이래요. 어려운 말들만 있는데, 여기서 주목할 건, “자유롭게 회전” 정도가 되겠네요. (출처: 해양과학대사전 한국해양학회편)

 

소니 a55의 스위블 LCD는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자유롭게 회전”해요.

 

사진에서처럼 뒷면의 초고해상도 3인치 LCD가 저렇게 자유롭게 움직여서 원하는 구도를 마음대로 찍을 수 있어요.

  1. 가이드라인도 있고,
  2. 수평계도 있고,
  3. 저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는 LCD도 갖추고 있어서

구도잡기에 최고의 카메라가 아닌가 합니다.

 

사람으로 둘러싸인 피사체도 제대로 담아내기

여행을 다니다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것들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대상을 찍고 싶은데 집에 와서 보면 사람들 등만 나와 속상한 경우가 많았죠.

바로 이런 사진이 나오는 거죠.

이럴 때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를 높이 들어 사람들 머리 위에서 그 대상을 찍거나 혹은 다리 사이로 찍는 겁니다.

소니 a55 이전에는 사람들로 빙 둘러싸인 피사체를 찍을 때는 카메라를 높이 들어 노파인더(no-finder, 파인더를 보지 않고-대상이 제대로 보이는지 확인하지 않고) 로 대충 찍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찍어서 확인해 보고 또 찍어보고 또 찍어보고.. 많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어쩔 수 없으니 어지간한 사진이 나오면 그냥 만족하고 돌아서야 했죠.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소니 a55가 있습니다. 저 스위블 LCD를 이용해서 LCD 모니터로 직접 찍히는 모습을 확인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카메라를 높이 들어 위에서 내려다 보는 하이앵글 샷을 찍거나,

 

아래로 내려다보며 낮은 앵글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다리 사이로 찍을 때 유용합니다.

아 이건 정말 혁명입니다. 소니 a55없이 어떻게 감히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요.

 

 

사람도 동물도 제일 좋은 구도는 눈높이 구도

사람이나 동물처럼 눈이 있는 피사체는 그 눈높이에서 찍는 게 제일 보기 편안하고 예쁘게 나옵니다.

스위블 LCD가 없다면 어린 아이를 찍거나 강아지나 새같이 눈높이가 아주 낮은 동물을 찍을 때는 바닥에 앉는 것도 모자라 엎드려야 할 겁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특이한 동물이나 높이가 낮은 피사체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이럴 때 스위블 LCD가 역시 한몫을 해줍니다.

이 사진은 저 갈매기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거의 바닥에 닿게 카메라를 내리고 스위블 LCD를 아래로 내려다 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만약 스위블 LCD가 없었다면 저 바닷가에서 물이랑 모래로 옷을 더럽혀가며 거의 누워서 찍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소니 a55로 아주 편하게, 쉽게 이렇게 눈높이가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갈매기가 2마리 보이는데, 저 2마리의 위치도 위에서 말씀드린 3등분법에 의해 어느 정도 구도를 맞춘 겁니다.

갈매기 1은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려는 사이 조금 이동해 버렸네요. ^^;

평소엔 발견하지 못했던, 생각지 못했던 구도들이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어떤 구도라도 놓치지 않는 소니 a55와 함께라면 걱정 없습니다.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10연사 기능을 이용해서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다 보면 평소엔 보지 못했던 동물들을 보게도 되고, 내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도 됩니다.

그런데 이 두 피사체의 특징은 종잡을 수 없다는 겁니다.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는 거지요.

가만 보고 있으면 예쁜 짓을 많이 하는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도망가거나 프레임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빨리 움직이거나 해서 사진을 망가뜨립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연사 기능입니다.

 

 

소니 a55는 1초에 무려 1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바닷가의 갈매기들을 바로 이 10연사 기능을 이용해 찍은 다음 쭉~ 붙여서 하나의 영상처럼 보이도록 만든 겁니다. 마치 사진 찍는 게 기관총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과거 재패니메이션이라 불렸던 일본 에니메이션이 1초에 15장의 그림으로 만화 영화를 만들었었습니다. 그런 것에 견주어 보면 초당 10장의 10연사는 굉장한 속도입니다. 동급 최강이고 유일합니다.

10연사 기능을 이용하면 어떤 순간도 놓치지 않고 남길 수 있습니다.

역동적인 장면, 스포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동물들의 모습 등을 놓치지 않고 담아올 수 있습니다. 소니 a55의 초당 10연사라는 속도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10연사 중에도 AF(Auto Focus, 자동 초점)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소니가 아니라면 해낼 수 없는 일들입니다.

10연사 모드는 소니 a55에서 미는 모드답게 기능 설정이 바깥으로 나와 있어요. 그래서 소니 a55와 함께라면 언제나, 너무나도 쉽게 10연사 모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여행 중 절대 놓쳐서는 안될 역동적인 장면이 눈앞에 나타난다면 꼭 소니 a55의 10연사 기능을 이용해서 담아오세요. AF까지 되어 더욱 믿음이 가는 훌륭한 기능입니다.

다음은 소니 a55에서 10연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역광인 경우에도 찍어보자.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역광인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피할 수 있다면 제일 좋지만, 피할 수 없다면 역광인 경우에도 최대한 사진을 살려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역광인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얼굴이 어둡게 혹은 까맣게 나와서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배경도 살리면서 얼굴도 밝게 나오도록 하는 방법은 플래시를 사용하는 겁니다.

요새 플래시는 대부분 TTL(Through The Lens) 기능을 지원해서 렌즈를 통해 피사체와의 거리를 계산하고 그 값을 토대로 플래시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대단하지요.

제가 가지고 있는 소니 HVL-F58AM도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어 너무 강하거나 약하지 않게 비교적 적당한 광도로 발광해 줍니다. 그래서 역광인 상황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얼굴을 살리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래시의 직광이 아무래도 어색하다면 디퓨저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디퓨저는 이렇게 플래시 앞에 덧씌어서 빛을 분산시켜 빛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역광에 관해, 가장 좋은 방법은 역광을 피하는 것이고,

어쩔 수 없다면 플래시를 사용하는 겁니다.

하지만  플래시도 없다면(내장형 플래시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다음 방법은 배경은 날리고 얼굴만 살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1. 소니 a55에서 Fn키 (function 키)를 눌러 “측광 모드”를 선택합니다.

 

2. 측광 모드 중 “스팟”을 선택합니다.

이렇게 설정하고 촬영을 위해 뷰파인더를 보거나 LCD를 보면, 중앙에 원이 하나 나타납니다. 이 가운데 원 부분에서만 측광을 해서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값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역광인 상황에서도 이렇게 스팟 측광 모드로 놓고 가운데에 얼굴을 두고  촬영하게 되면 얼굴은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은 죄다 하얗게 날라가겠죠. 그렇잖아도 역광인 상황이라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어두운 얼굴을 촬영하기 위해 조리개를 열고 셔터 속도를 늦추면,

얼굴은 그럭저럭 나올 수 있어도 배경은 아주 하얗게 날아가 버리는 것이죠.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역광을 피하고, 안되면 외장 플래시를 사용하고, 그것도 안되면 스팟모드로 찍으면 됩니다.

 

 

 

HDR을 이용해 더 풍부한 사진 남기기

HDR이란 용어 자체가 조금 생소하죠. ^^;

인간의 눈과 카메라의 눈은 서로 많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또 많이 다르기도 합니다.

사람은 동시에 어두운 곳은 어둡게 보고 밝은 곳은 밝게 보고 인식하지만, 카메라는 조금 다릅니다. 카메라는 순간의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장면을 밝게만 인식해서 저장하거나 혹은 어둡게만 인식해서 저장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HDR이라는 기능입니다.

같은 장면을 밝게 한번 찍고, 어둡게 한번 찍고 보통의 노출로 한번 찍어서 이 세 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성하면 한장의 사진에 밝은 곳은 밝고, 어두운 곳으 어둡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예전엔 HDR을 위해 수동으로 같은 장면의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다음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해 만들어 냈었습니다. 굉장히 귀찮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좋은 사진을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한장의 사진에 밝은 영역, 어두운 영역이 같이 나온다는 건 모든 사진사들에게 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지금 우리에겐 소니 a55가 있습니다. 소니 a55가 이 모든 귀찮은 작업들을 다 해줍니다. 이거 정말 대단한 물건입니다.

특히 밝고 어두운 부분이 많이 나뉘는 장면에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HDR을 이해하고 익숙해 지도록 연습해 가면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전문가 수준의 풍부한 풍경 사진을 담아올 수도 있습니다.

<HDR 사진> 무보정 리사이즈 <HDR Off 사진> 무보정 리사이즈

왼쪽 사진은 HDR을 적용한 사진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HDR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클릭해서 크게 보시면 차이를 더 확실하게 아실 수 있습니다. HDR을 적용한 왼쪽 사진 나뭇잎의 디테일이 더 살아있죠

HDR을 적용한 사진이 계조가 더 풍부하고, 하나하나 나뭇잎이 살아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왼쪽의 HDR을 적용한 사진이 인간의 눈으로 보는 것과 더 비슷하다는 겁니다.

반면, HDR을 적용하지 않은 오른쪽 사진은 대비가 더 살아나 있습니다.

계조를 살리느냐 대비를 살리느냐는 찍는 이의 마음이지만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사진을 얻으려면 HDR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Full HD로 동영상 녹화해서 여행 추억을 더 오래 남기기

사진만 찍을 때는 몰랐는데, 동영상으로 촬영해 오니 그때의 느낌이 훨씬 더 많이 살아나고 감동이 배가 됩니다. 문득 동영상으로 남기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진으로만, 일종의 대안으로 그렇게 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몇몇 DSLR이 Full HD로 동영상 촬영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니 a55에는 남들 다 부러워하는 기능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촬영 중 AF(Auto Focus -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입니다. 동영상 촬영 중에도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줍니다. 다른 동영상 지원 기종들은 대부분 수동 초점이라 동영상을 찍을 때 손으로 초점으로 맞추고 있어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 소니 a55의 다른 대단한 기능들을 잘 몰랐을 때 이 소니 a55를 선택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기능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냥 AF도 아닌 반투명 미러를 이용한 위상차 AF로 보다 정확하고 빠른 초점잡기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찍어온 동영상을 Full HD TV로 보면 정말 와~ 소리가 납니다. (여기서는 자체 인코딩이 되어 화질 손상이 많아졌네요.)

방송국에서 만들어서 보여주는 그런 화질이 나옵니다. 정말 와~ 입니다. 와~~!

소니 a55의 동영상 촬영 시간에 대해서는 제 다른 글

  소니 a55 동영상 촬영 시간 테스트 1 - VGA 모드

  소니 a55 동영상 촬영시간 테스트 2 - Full HD

  소니 a55 동영상 촬영시간 테스트 3 - Full HD : 손떨림방지 끄고

들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직접 테스트해보고 가감없이 적은 결과들입니다.

 

 

 시야율 100%의 뷰파인더로 풍경 제대로 보기

뷰파인더에는 시야율이라는 게 있습니다. 제가 쓰던 a550은 시야율이 95%였습니다.

뷰파인더로 보면 횐색으로 표시한 안쪽영역 정도만 보이는데, 사진을 찍어서 확인해 보면 이렇게 뷰파인더에서는 안보이던 영역까지 찍히게 됩니다. 결국 뷰파인더가 실제로 사진에 찍힐 영역 전체를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렇게 실제로 찍힐 영역에 비해 뷰파인더에서는 95% 정도만 보여줘서 시야율 95%라고 하는 겁니다.

시야율 100%라는 건 최고급 DSLR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모 DSLR 제조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97%정도이던 시야율을 100%라고 속여 나중에 다시 공식적으로 환불해 주고 난리가 나기도 했었지요.

시야율이라는 거 별거 아니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뷰파인더에 의존해서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경우, 생각지도 못했던 지저분한 것들이 사진 안에 들어오게 되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니 a55는 시야율 100%입니다. 사진찍을 때 본 그대로, 그 느낌, 감성 그대로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놈 이거 점점 더 믿음이 가죠.

 

 

 

 

#5. 에필로그


제가 소니 a55를 산 이후, 제 주변에 2분이 저를 따라 소니 a55를 구입하셨습니다. 제가 쓰는 걸 보고 “그래 바로 저거야!” 했던 거죠. 제가 강력 추천했던 기능이 “다중 프레임 노이즈 감쇄” 기능이랑 “스위블 파노라마” 기능이었어요. 그리고 작고 가벼워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와이프들이 좋아헀던 것도 큰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글을 통해 소니 a55로 여행 사진을 담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아마 여행 사진 준비 중 가장 중요한 건 소니 a55를 준비했다는 것일 거에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기본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든든한 소니 a55와 함께라면 언제든지, 어떤 사진이든지 항상 준비 완료에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멋진 소니 a55가 없다는 건,
결국 이런 멋진 여행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